제1화 바닷가 우체국
아무도 없는 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 칠흑같이 까만 밤바다를 비추는 한 줄기 빛이 있다. 그 빛이 흘러나오는 곳에 나는 있다. 나는 이 등대를 지키고 있다. 여름보다 훨씬 길어져 버린 가을 밤 난 주파수가 잘 맞지 않는 라디오를 켜 놓고 아침을 기다린다. 저 바다로 붉은해가 떠오르면 활기찬 아침 풍경이 펼쳐진다. 해변의 모래가 금빛으로 빛나고 고깃배가 통통거리고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아이들이 등교하는 바닷가, 나는 이곳의 아름다운 아침을 사랑한다. 내가 바닷가의 아침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늘 같은 길에서 마주치는 그녀가 있기 때문이다. 바닷가의 우체국으로 출근하는그녀. 찰랑거리는 단발머리에 깊은 눈매가 인상적인 여자다. 언제부터인가 난 그녀와 만날시간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가 조금 늦기라도..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