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2024. 7. 18. 00:53블로그 에세이/낙 서

 

예전에 운영하던 강원도 평창의 한 펜션 이다..

사진을 보다가 아직 자료가 남아있어 기억을 더듬으며 올렸다..

이곳은 인간과 동식물이 기압의 영향을 받지않고

가장 이상적인 삶을 영위할수 있다는 해발 700 고지에 위치해 있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이 블로그(별이 빛나는 밤에..)는 바로 이곳에서 2008년 9월에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2019년쯤에 다음 블로그가 폐쇠되면서 10여년 동안 기록되었던 글과 사진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던 댓글과 방명록등이 몽땅 날아가 버렸다..

내힘으로는 감당할수 없는 처사에 분노가 일었지만 어쩔수없는 일이었다..

 

 
 
 
 
 
 
 
 
 
 

온통 산과 계곡으로 둘러쌓여 있다..

지금은 교통이 편리해 고속도로 IC 에서 나오면 바로

위치해 있지만 옛날 같으면 호랑이 나오던 첩첩산중 이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1968년 울진 삼척의 무장공비 침투 사건때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치다가 무장공비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 이승복의 생가와 그 가 다니던

속사국민학교가 바로 이곳에 있다..

 
 
 
 
 
 
 
 
 
 
 
 

낮은 구름..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이름모를 산새들의 울음과 정원 가득한 허브내음..

행길이 내려다 보이는 원두막에 앉아 기타 치던 베짱이 시절..ㅋ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세다가 스르르 잠이들면 어느새 가벼운 이불을  덮어주던

그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수 있었던 행복함도 있었다..

 

 
 
 
 
 
 
 
 
 
 
 
 
 
 

지금 녀석은 가고 없지만 별이는 요조숙녀 답게 현관앞에 고고하고 우아하게 자리잡고 앉아 있었다..

기분이라도 좋을라 치면 녀석은 이곳 정원을 마음놓고 뛰어 다녔다..

보고 싶은 녀석..

 
 
 
 
 
 
 
 
 
 
 
 
 

라벤더..레몬밤..페파민트..로즈마리..로즈제라늄..체리세이지..

애플민트..캐모마일..등등..

넓은 정원이 허브로 가득 채워졌다..

정원 관리는 참으로 어렵고 힘든일이다..

풀들이 자라나는 봄 부터는 잡초를 뽑고 돌아서면 또 무성하게 자라나는

풀때문에 여간 고된게 아니다..

이곳에서 예초기 다루는법도 처음 배웠다..

무성한 풀을 정리하고 나서 한층 깨끗해진 정원을 바라보면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었다..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원두막에 가만히 누우면

새소리가 자장가 처럼 귀가를 간지럽히며 아득한 나락으로

빠져들듯 이윽고는 꿈의나라를 방문한다..

 
 
 
 
 
 
 
 
 
 
 
 
 
 

나무조각과 항아리의 품새도 이곳에선

왠지 어울려 보인다..^^

 
 
 
 
 
 
 
 
 
 
 
 
 

족구장과 간단한 운동시설이 있어 가족단위의 손님과

단체손님들이 주로 고객 이었다..

여름성수기와 주말은 정신없이 바쁘지만 주중엔 그래도

시간이 조금비어서 여유가 있었다..

이땐 여행도 자주가고 맛집도 찾아다니고 했었는데..

지금은..ㅋ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허브세상의 모습..

가을이 깊어가는 모습과 함께 어우러진 허브정원의 풍경이

한층 여유롭고 풍성해 보인다..

 
 
 
 
 
 
 
 
 
 
 
 
 
 
 

본관 바로 앞에 있는 나무다..

방울토마토 만한 크기인데 사과나무 라고 한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이면 나무위 새집에서 울어대는 새소리에 싫어도 잠을 깨야만 한다..

이른 아침시간을 허덕이지 않아도 좋을 여유가 생겼지만 아침햇살에 눈이 부실쯤이면 

그는 가만히 다가와 "아침" 이라며 귀에 간지러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어둠이 내려온다..

낮동안에 가져온 온갖 심란한 상념을 몰아내줄

아주 소박한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

온밤을 하얗게 태우던 무수한 날들..

상심의 깊은밤..

언제나 삶의 고지식함에 고뇌 하던밤..

어둠은 세상을 다시보게 하는 깊은 눈을 갖게 하는것 같다..

 
 
 
 
 
 
 
 
 
 
 
 
 

비가 온다..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온다..

거침없이 세차게 떨어지는 빗줄기를

무심하게 세어본다..

자박자박..

파도에 쓸리는 몽돌 소리처럼 자갈밭 위로 떨아지는 빗소리가 정겹다..

 

 
 
 
 
 
 
 
 
 
 
 
 
 

모닥불을 피우고 BBQ Party가 한창이다..

저녁 7시쯤이면 손님들은 바베큐 준비를 시작한다..

숯불을 피워주고 나면 손님들은 너도나도 술한잔을 권한다..

별로 마시지 못하는 술을 여기저기서 한잔씩 받아마시다 보면

어느사이 손님들과 한식구가 된듯이 삶의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다..

그렇게 1박 혹은 2박의 짧은 만남이지만 사람들과 뜻깊은 정이 쌓인다..

 
 
 
 
 
 
 
 
 
 
 
 

지나고 나서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시간 이었다..

전혀 모르는 손님들 이지만 술한잔..혹은 차한잔 손에들고

모닥불 주위에 모여앉아 불이 꺼질때까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던 흐믓한 사람들..

왠지 그시간 만큼은 순수해지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것은

무슨 까닭일까..

옅은 미소가 드리워지는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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