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5. 00:21ㆍ블로그 에세이/낙 서
설날 아침..
엄마한테 다녀 왔습니다..
생전 자식의 불효에 가슴이 막혀버리셨을 엄마한테 말입니다..
사실 중학교때 부터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어머니라고 불렀었는데 이제와 세삼 이렇게
엄마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올줄 몰랐습니다..^^
꽃을 사고..
양초를 켜고..
향을 피우고..
세상의 모든이들은 나만 빼고 모두 효자들 인것 같습니다..
햇살도 아름답게 따사롭던 2012년 4월의 어느날..
하얀목련과 붉은 동백이 엄동의 혹한을 견디고 속살을 드러낼 즈음..
어머니는 이승의 마지막 손을 흔들고 먼길을 떠나셨습니다..
그렇게 보내드려야함이 불효임을 알지만 거역할수없는 순종의 의미임을 또한 알기에
어머님의 손등에 입맞춤한 온기가 가시기 전에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지금쯤 어디로 흘러 한자락 구름이 되었을까요..
어릴적..
어머니는 늘 시장에 가실적엔 날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화장대앞 에서 곱게 화장을 하느라 밖에서 기다리는
나를 조급하게 만드셨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며 마루를 내려서는 어머니의 몸에서는 분냄새가 났습니다..
그렇게 향이 고운 분냄새에 취해 난 어머니의 손을잡고 기분좋은 외출을 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제일 예뻤었는데..
우리 엄마가 제일 고왔었는데..
어머니..
언제나 가슴 아련히 적셔오는 그리움 이며
내 가슴에 상처로 남아있는 이름..
찬바람 일렁이는 겨울의 한복판에서 한뼘밖에 안되는 그곳은 얼마나 평안하신가요..
굳이 불효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언제나 당신앞에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흘러도 말입니다..
다시..
당신의 아들로 태어난다면 그땐 정말 효자로 살고 싶습니다..
당신이 가신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식이란 존제가 얼마나 가치없고 무의미한
존제 인가를 또다시 느끼게 됩니다..
언제까지고 품안에 자식이기를 원하셨겠지만 어느덧..하나,둘..
성인이 되어 감히 당신을 거역이라도 하는날엔 그얼마나 가슴 무너 졌을까요..
이렇게 미칠것 같은 회한이 드는것은 단지 육신의 잃음뿐만은 아닐것 입니다..
자식들을 위해 몸하나 제대로 아끼지 않다가 마음에 병이 생기고 결국엔 몸마져 잃었다는
자괴감이 큰 이유일것 입니다..
그 무엇으로도 이 죄값을 다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꿈에서라도 한번쯤은 다녀가시기를 그렇게 간절히 원해도 어찌 그리도 냉정 하신가요..
이제 이 아들은 어느새 예순도 넘어 당신의 모습을 닮아버린 지금 이렇게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
.
가눌수 없는 슬픔이 큰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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