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 00:04ㆍ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영랑의 생가 입구 오른편에는 그의 생애에 가장 찬란한 업적인
시문학 창간에 관한 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군산의 채만식 문학관이 그러했듯 이곳역시 그리 큰규모는 아니지만
첫인상은 잘 정돈된 느낌을 받는다..
이골목엔 영랑의 생가와 기념관이 일반인들의 민가와 함께 섞여있다..
강진 읍내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
빌리가 보이고 다세대 주택도 있어 왠지 불협화음을 낼듯 하지만
묘하게도 동네의 골목과 어울린다..
제1호 시문학 창간호 작업에는 영랑을 비롯해 정지용..박용철..정인보..이하윤이
주도 했으며 변영로는 2호 부터 작업에 참여했다..
편집인 겸 발행인은 박용철 이며 시문학사 에서 발행 했다..
시문학 이란 '시 또는 시’가 장르에 속하는 문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는 단 한줄로 명시 되어있다..
내가 생각 하는 시란 마음 속에 떠오르는 느낌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글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시는 참으로 아름다운 표현이 아닐수 없다..
1930년 시문학 창간을 주도한 김윤식(영랑)..정지용..박용하..3인의 상이
무언가 진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김영랑..정지용..박용철..이하윤..정인보..변영로 등이 참여했고
뒤에 신석정..김현구 등이 가담했다..
시문학파의 순수시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 가운데 1인인 허보는 생몰의 연대를
확실히 알수없는 사람이다..
시문학 동인 이면서도 그들과는 달리 사변적 이고 일상의 사물을 관념화하고
있는 점에 시적 특색이 있다..
시문학파는 엄밀한 뜻에서 시문학에 참가한 시인들 만을 가리켜 '시문학파'라고 일컫는다..
이들 역시 경향파의 정치적 목적시에 반대하고 나선 순수시파 이다..
이들은 철저한 서정시 본위로 시문학 운동을 전개한 동인들 이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음악성을 중요시 하고 아름다운 시어로 갈고 닦아
표현하기에 힘썼다..
그래서 ‘시 문학 동인’을 기교파 라 불리기도 한다..
이 파에 속하는 대표적 시인 으로 김영랑이 있다..
그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언어의 음악적인 요소를 잘 살린 시로 유명하다..
시문학파의 작품들을 받쳐준 큰 힘 가운데에는 시문학을 직접 발간하고
편집한 용아 박용철의 시론 을 간과 할수없다..
그는 시론을 통해 1930년대 초반 시문학 이 기틀을 잡는 데 많은 공헌을 하고 1
93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모더니즘과 기교주의 논쟁 에서도
순수파의 입장을 적극 옹호한다..
전남 송정에서 태어난 박용철은 1916년 휘문의숙에 입학한다..
얼마 뒤 전학해 배재학당에 다니던 그는 1918년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간다..
1921년 도쿄 아오야마학원 중학부 4학년으로 편입해 졸업하고
1923년 도쿄외국어학교 독문학과에 입학한다..
1930년 3월 그는 자비로 시문학 을 창간하고 여기에 시 떠나가는 배.. 비 내리는 날..
싸늘한 이마.. 등을 발표해 출판인이자 문인으로 1930년대를 맞는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활동하던 김영랑이나 정지용의 시들이 워낙 쟁쟁해
시인으로서 한계를 느낀다..
이에 따라 더욱 이론으로 기울게 되는데 알고 보면 그는 시문학 창간호부터
이론가의 자질을 보여준다..
시문학에 발표된 창간 의의는 시문학파의 순수 문학론 이자 박용철의 독자적 시론인
존재의 시의 서곡인 셈이다..
1930년대 벽두에 나타나 형형한 빛을 뿌리던 시문학 은 1931년 10월에 3호로 종간된다..
박용철은 다시 사재를 털어 같은 해 10월 문예월간을 창간한다..
1934년 4월 그는 시문학사와 극예술연구회의 공동 명의로 연극 잡지 극예술을 펴내 여기에
이헌구 · 김광섭 · 윤백남 · 유치환 등의 글을 싣는 한편 스스로 공연에 참가하기도 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그는 사재를 털어 시문학 문예월간 문학등 을 발간할 뿐 아니라
자신의 시집은 제쳐두고 동료 시인들인 김영랑.. 정지용의 시집 발행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남다른 열정으로 문학에 임하고 따뜻한 동료애를 보여주던 박용철은
1938년 5월 12일 결핵으로 길지 않은 삶을 마친다
- 백과사전 에서..-
1930년에 창간되었던 시가 중심인 문예 동인지..
1931년 10월 통권 3호로 종간되었다..
불과 3호밖에 안 나왔지만 문학사적 의미는 크다..
우선 카프문학의 목적의식..도식성..획일성..조직성에 반대하여 순수문학을 옹호한
모태가 되었고 시를 언어예술로 자각한 참된 현대시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성격은 김영랑의 토착적이고 섬세한 정서와 음악성..
정지용의 감각적 이미지와 회화성 등의
서로 다른 두 양상으로 나누어진다..
생전 영랑의 친필원고와 단행본 시집들이
전시장의 빛을 밝힌다..
시문학 창간에 앞장섰던 시인들의 시집들이 전시 되어있다..
현구시집..영랑시집등이 보인다..
아주 예전에 지금은 미국에 가있는 친구의집 책꽃이 에서 본적이 있는듯한 책들이다..^^
지역 문학지 일듯한 광주문학..강진문학..등이 좀 생소하긴 하지만
멀리 남도의 한끝자락 에서도 역시 문학을 알리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문학 출판인들의 수고가 느껴진다..
시와 시학..한국시조 문학..같은
책들은 예전에 참으로 열시미 본적이 있는 책들이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박두진..조지훈의 3인 청록집..
소월의 시집..만해의 님의침묵..이육사의 시집..등
그냥 보기만 해도
빛나는 소중한 우리 시문학의 보물들 이다..
은행잎이 곱게 물들어 가는 가을의 한복판에서 영랑을 만난
기억은 쉬 지워지지 않을듯하다..
굳게 다문 입술과 과묵하고 강인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던
첫인상과는 달리 의외로 아름다운 서정성 짙은 순수 시문학의 세계를
펼쳐보였던 영랑 김윤식..
그를 단지 시나 쓰는 시인 정도 로만 생각해 왔던 내자신의 무지함에
새삼 한없이 부끄러워 진다..
.
마당위 고추잠자리 가득한 영랑의 생가에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본다..
초라하고 빈곤한 가슴속을 채워보겠다고 길을 나선 오늘..
나는 이 고운 가을날 어떤물이 들었을까..
가을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 속으로
소리없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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