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음악에세이(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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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화 그 여자네 집..
난 지금 그여자네 집앞에 서있다. 안개꽃 한다발을 들고서. 그리고 조그만 소리로 세레나데를 부르며... 나즈막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작은 정원 그 여자가 가꾸는 키작은 작은 꽃들 그 여자가 좋아하던 금잔디 가을볕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잔디위로 솜털같은 구름의 그림자가 살짝 드리워진다. 내가 그리던 풍경이다. 그녀에게 다시 오는 날, 꼭 이런 풍경속에서 그녀를 만나리라 생각했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날, 3월의 캠퍼스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노란 개나리는 환한 꽃망울울 터뜨렸고, 신입생들은 싱그러운 웃음을 맘껏 터뜨렸다. 들뜸과 설레임으로 가득찬 캠퍼스 한가운데에서, 나는 그녀를 처음 보았다. 그녀는 그림 동아리 선배였다. 컷트머리에 화장기 없는 맑은 얼굴.. 물감이 뭍어있는 남색 앞치마를 두르고..
2023.12.26 -
제1화 바닷가 우체국
아무도 없는 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 칠흑같이 까만 밤바다를 비추는 한 줄기 빛이 있다. 그 빛이 흘러나오는 곳에 나는 있다. 나는 이 등대를 지키고 있다. 여름보다 훨씬 길어져 버린 가을 밤 난 주파수가 잘 맞지 않는 라디오를 켜 놓고 아침을 기다린다. 저 바다로 붉은해가 떠오르면 활기찬 아침 풍경이 펼쳐진다. 해변의 모래가 금빛으로 빛나고 고깃배가 통통거리고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아이들이 등교하는 바닷가, 나는 이곳의 아름다운 아침을 사랑한다. 내가 바닷가의 아침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늘 같은 길에서 마주치는 그녀가 있기 때문이다. 바닷가의 우체국으로 출근하는그녀. 찰랑거리는 단발머리에 깊은 눈매가 인상적인 여자다. 언제부터인가 난 그녀와 만날시간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가 조금 늦기라도..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