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7. 01:31ㆍ블로그 에세이/낙 서
지리한 장마가 물러갔는지 한층 시원해진 하늘에 아침햇살은 이미
화창한 하루를 예고 하고 있었다..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든든한 장부가 되지 못한..
뼈대가 휘청한 아들은 그리 미덥지 못했다..
힘주어 쥐면 으스러 질것 같았던 작은 녀석이..
그렇게 손 안에만 있을것 같았던 녀석이 헌헌장부가 되어 자그만치 13년을
연애한 끝에 결혼을 한단다..
대학에 입학 하자마자 하라는 공부는 않하고 둘이 한눈에 꼿혀서 연애만 했나 보다..
아이들의 13년 세월을 어찌 부정 할수 있을까..
서로 어디쯤 간다는 것을 보일수 없음으로 인해 헤여짐이 잦은 세대라는 김남조 시인의
싯귀가 무색하게도 아이들의 첫사랑은 13년을 한결같이 이어왔다..
아이들의 지고한 사랑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렇듯 나 역시도 아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이 아이와 평생을 살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처음에는 다정함에 끌려 결혼을 하겠지..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중압감에 헉헉대는 모습을 보며
작아진 남자를 픽박 하지는 않으려나..
세월속에 장점은 묻혀버리고 단점만이 눈에
띄게 되지는 않으려나..
결국 초라한 남자가 되면 어찌하나..
궁핍한 결혼생활로
궁지에 몰려 아내에게 핍박받는 아들의 중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처 자식들을 먹여 살리느라 전전긍긍 하는 애처로운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울적해 지기도 했다..
한편으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 청렴하고
존경 받으며 사는 모습도 그려졌다..
그러나 아들은 나의 염려와는 달리 세상에 너무나도 잘 대처해 나가고 있었다..
내 가 아들의 그 나이에 가지지 못했던 목표가 뚜렸해 보였고 사회적.경제적 지식과
관념이 쌓여있음을 느껴 알게 됐다..
지금 이 세상은 내가 젊었을때 보다도 더 저항하기 어려운 유혹들로 넘쳐나고 있었지만
이 또한 슬기롭고 현명하게 제 분수를 다하고 있었다..
이젠 아들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근심 따윈 폐기 처분 해서 던져 버리려 한다..
내 가 아니어도 부모가 아니어도 성실한 마음과 현명한 태도로 삶을 대처해 나간다면
능히 인생의 높은 파도를 헤치고 성공이란 섬에 닿을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 이지만 사랑의 또 다른 시작 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이 결혼을 생의 분기점 삼아 끊을수 없는 지독한 연애를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