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2024. 8. 13. 00:53블로그 에세이/낙 서

 

미친 바람이다..

바람이 미쳐서 때지어 몰려다니며 울고 있다..

창문이 푸드득 거리며 몸살을 앓는 소리를 낸다..

시계바늘이 또다시 어느덧 새벽2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특별히 하는일도 없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날밤을 새우고 있다..

오래토록 이어져온 습관..

어둠이 완전히 물러날때 까지 무료하게 밤을 지키는 일에 이젠 익숙해져 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불면의밤 으로 뒤척여야 내얼굴에도 작은강이 흐르게 될까..

사방이 고요하다..

이 새벽에 조용히 들려오는 한줄기 가슴시린 음악..

때론 슬픈노래도 마음을 달래주고 힘을 줄때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힘들었던 시간들..

아픈 기억들..

어긋난 결과들..

그리고 건네지 못한 말들..

어쩌면 너무나 다른 두마음 이지만 쉽게 보여줄수 없음은 그렇게나 닮아 있다..

사랑이든..

이별이든..

정말 쉽지 않은것 만은 너무나 닮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마음 당신에게 닿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함..

하루에도 몇번씩 새롭게 그리는 그림..

당신에 의해서 그려지는 그림이며 당신 때문에 그려지기도 하고

당신 때문에 그려야 하는 그림 이기도 하다..

늘 거짓말 없이 비춰주는 햇살처럼..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지만 당연스럽게 생각하는 하루처럼

당신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있어야할 사물처럼 어디에도 늘 그렇게 있었다..

참으로 쉽게도 당신을 볼수 있던때가 있었다..

살짝 발만들면 언제나 당신을 볼수 있을거라 생각 했었나 보다..

하지만 이렇게 당신을 볼수 없게 되어서야 뒤늦은 후회속에 비로서 내게 주어진것들이

영원하지 않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사는것도 사랑하는것도 쉽지 않음을 진작에 알았지만

언제나 그힘듦이 끝이 아니었다는것도 이젠 느껴 안다..

그리고 그것 또한 전부이지는 않았다는것도 기억한다..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힘이 빠지고 나서야 자신이 땅을 딛고

서있는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다..

항상 언제나 멈추었을 때에야 비로서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닫아도..

닫아도 닫치지 않는 기억속에 불면의 밤이 깊어간다..

나는 지금 몇번째 문을 닫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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