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는길..

2024. 11. 14. 00:36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도서관을 다녀왔다..

도보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은 운동을 겸해서 늘 걸어서 다녔지만 오늘은 왠지

꽤가 나서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다..ㅋ

도서관 가는길은 도심속에 자동차들로 가득한 길을 따라가야 했다..

아름다운 풍경도 눈길이 머무는 곳도 없었다..

온갖 소음과 자동차 경적 소리들이 심신을 산만하게 했고 긴장을 게을리 할수없게 만들었다..

잠시라도  한눈을 피우면 앞에 오는 이와 부딪히기 쉽상 이며 자동차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기 일쑤였다..

예전의 그곳에선 도서관 가는길이 마냥 즐겁고 행복 가득 부푼마음을 가지고 다녔었는데..

갯바위 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하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길에 도서관이 있었다..

끝간데 없는 바다는 마치 거대한 꽃밭처럼 햇볕에 반짝이고 수면을 뛰어노는 팔뚝만한 숭어와 

무리지어 유영하는 돌고래와의 만남은 그 아름다운 곳에서 사는 사람들만이 가지는 또다른 호사였다..

말간 하늘아래 고추잠자리가 춤추던 마당 한켠의 벤취에 앉아 책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엔 늘 행복함이 묻어나던 그 도서관을 가는길은 언제나 작은 설레임이 고물거렸다..

그러나 이곳 서울은 그런 감정이 묻어나는 곳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하늘을 보고..

사진을찍고..

그래도 일요일 오후라서 인지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입구쪽을 피해 일부러 뒷자리를 앉았다..

내새울거 없어보이는 자격지심 때문인지 자꾸만 구석자리를 찾아 가는것 같다..ㅋ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에 대처하는 자세가 의연하고 볼품도 있어야 하는데

갈수록 그 반대인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번에 대여했던 책을 반납하고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몇페이지 읽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제자리에 꽃아놓고 다른책을 가져왔다..

또 내취향이 아닌것 같아 다른책을 골랐다..

그러기를 몇번 하다 보니 무슨책을 보았는지도 모르겠으며 하릴없는 시간만

무연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내 뒷자리에 앉은 머리가 하얀 어떤이는 무슨 공부를 하는지 책을 보며 연신 노트에

무언가를 옮겨 적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저 나이 에도 필요한 자료를 찾아 저렇게 열공 하고 있는데 그저 소설책 이나 보고 있는 내모습을 보며

왠지 이유모를 열등감 같은게 슬며시 피어 올랐다..

갑자기 시기하며 얼굴이 붉어질것만 같아 이곳을 나가고 싶어졌다..

보던 책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다른책 한권을 빌려 도서관을 나섰다..

소음과 흙탕물이 질펀한 흐린 도시의 하늘 아래로 다시 발걸음을 내딛어야 했다..

 

 

 

 

 

2주의 대여기간 동안 5권의 책을 빌릴수가 있지만 난 한번도 5권을 빌려 본적이 없다..

많아야 2권 이다..

5권은 다보지도 못하며 책표지도 들쳐보지 못한체 반납해야 한다..ㅋ

책은 말보다 심오함을 담고있다..

거창하고 품위있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저 내가 책을 보는 이유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읽고 나면 그 내용을 금방 잊어버려 읽었던 책도

곧잘 다시 가져와 읽는다..ㅋ

오늘은 신달자 선생의 "미안해..고마워..사랑해.." 라는 에세이를 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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