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풍경..

2024. 11. 23. 00:31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경기도 김포시에는 오일장이 열리는 재래시장이 두개 있다..

매달 2일과 7일에 북변공영주차장 에서 열리는 북변오일장이 있고 또 하나는 바로 얼마전에 다녀온

3일과 8일에  통진공영주차장에서 열리는 마송오일장 이다..

재래시장은 특성상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서 시끌벅쩍 해야 그 분위기가 살아나는건데

오히려 팔려는 상인들보다  물건을 구입하려 나온 사람들이 너무적어 왠지 썰렁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 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은 장터가 열리는 공간이고 왼쪽은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다..

5일장이 열리는날 에는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동네마다 대형마트가 생기고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편하게 장 을 볼수있는 세상을

살면서도 전국적으로 아직까지 오일장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건 매우 다행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대형마트에 밀려 동네 구멍가게 들이 망한다고 아우성 치는데 비해 오일장은 오히려  점점 더

활성화 되는 현상을 보이는곳도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오일장을 관광지로 내새우고 그로인해 장날이면 오일장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넘쳐나기도 한다..

 
 
 
 
 

어묵..떡볶이..옥수수..
장터에 오면 그래도 이런 군것질 하는 재미가 있었다..ㅋ
나에게도 오래전의 일 이었던 오일장의 추억이 있다..
아마 대부분의 나이드신 분들은 오일장의 왁자하고 시끌한 분위기와 구경거리에  장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추억이 있을것이다..
예전의 오일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의 기능 외에도 잔치집이나 공연장의 기능도 함께
겸하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약장수나 장똘뱅이의 입담은 진기한 볼거리 였고 온갓 먹거리와 구경거리 까지 한꺼번에 펼쳐진
장터는 온식구들의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문득..
오래전 제주도 모슬포와 한림의 오일장..강원도 진부의 오일장이 떠오른다..
엄마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하는듯 총총한 걸음으로 그녀를 따라 나서던 그날의 설래임..
양손에 가득한 비닐봉투를 내려놓고 젓가락질에 여념 없었던 장터의 짜장면 한그릇..
그렇게 작고 소소한 행복이 고물걸리던 장날의 풍경..
팔고 사려던 물건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늘 보아왔던 현대적인 것들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관심과 시선을 잡아두는것 같았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겁을 먹은듯 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철망 한구석에
웅크려 앉아있던 그때 그 작은 강아지는 어찌 되었을까..
 
 
 
 
 
 

오일장은 꼭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한 장터만은 아니다..
파전이나 새콤한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잔 마시고 하얀 설탕옷 입은 꽈배기나 따뜻한 
만두같은 먹거리를 맛볼수있는 마당이다..
웃동네..아랫동네..옆동네 할것없이 온마을 사람들이 모여 세상사 이야기
수다꽃 피우는 마당이다..
 
 
 
 
 
 

이 장터에서 사고 팔리는 상품들이 매우 고전적 이라는 점과  할매..할배들이 들고나오는 
소박한 채소들을 만나게 된다는 즐거움은 오일장의 빼놓을수 없는 매력이다..
점차로 나이가 먹어가는 탓일까..
다 팔아봐야 몇푼이나 될까 싶은 나물이나 곡물들을 길거리에 펼쳐놓은 할매들을 대하면 
왠지 짠해지는 마음을 지울수가 없다..
한줌 덤으로 건네주며 떠올리는 온화한 미소에 절로 마음이 따뜻해 지는건  적어도 
이곳에선 바가지 상술이 없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농기구 팝니다..
개고기 팝니다..
도시에서는 낯선 상품을 광고하는 문구가 오히려 정겹게 다가온다..
애꾸잠자리 에게 필요한건 어떤걸까..
한참을 한눈 팔다가 운동할때 편하게 신을수 있는  러닝화를 사고 도라지 청을 한병 샀다..
 
 
 
 
 
 

참기름..순두부..된장..땅콩강정..생선등등..
계획하지 않았던 물건들을 이것저것 담다보니 원하는 만큼의 이상으로 보따리가 커졌지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보다 오히려 더 기분좋은 쇼핑을 한것같아 참 다행 이었다..
 
 
 
 
 
 

LP세대들 에게 카셋트 테이프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엔 충분했지만 요즘 음악들은
이렇게 USB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휴대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어 언제 어디서든지 음악을 들을수  있어 편리하다..
 
 
 
 
 
 

예전에 보았던 오일장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른 쓸쓸한듯한 마송오일장의 모습..
대형마트와 경쟁해야 하고 대형마트 없는 작은 시골마을 조차 농협의 하나로 마트가
오일장을 잠식한지 오래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에선 구경나온 이들의 마음도 군중심리에 마음을 열고
지갑도 여는 법이다..
해가 그림자를 제법 길게 만들어갈 무렵..
무언가 아쉬운 마음을 지우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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