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여행

2024. 7. 27. 01:12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86년 겨울..

친구와 배낭 하나 달랑 매고 충청도 일대를 무전여행 했던

아주 오래된 기억 속의 이야기다..

지금은 돈 한푼없이 이렇게 무작정 여행 하는 젊은이 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때 젊은날의 기억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있게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여승이 많다는 수덕사다..

그런데 정작 여승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ㅋ

수덕사..

이곳에 대한 기억은 이때보다 더 몇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9년도쯤으로 생각되는데..

향록회 회장 조은예.. 그리고 유지완 이란 친구와 셋이서 기차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 오랜 시간을 걸려 도착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초록이 우거지고 아주 깨끗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으로 지금도 기억속에 남아있다

그날은 따뜻히 흐린데다가 조용히 비가 내리는 날 이었다..

그때 처음 본 수덕사는 자욱한 비안개 속에 묻힌 고즈넉한 사찰이었는데 지금은 

입구부터 늘어선 상점들과 막걸리와 파전..관광버스와 춤이 어울리는

관광지로 변해버린것 같아 안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자정이 지난 시간이어서 도움을 청할곳이 마땅치 않았다.. 

허름한 창고 같은 곳이라도  있을까.. 찾아보던 중에 마침 버스종점이 눈에 띄였다..

문이 열리는 버스라도 있을지 모두 확인해 보다가 다행히도 창문이 열리는 

버스를 발견하곤 몰래 기어들어가  한겨울의 추위를 피했다..

지금은 cctv도 있고 문 열리는 차도 없어서 불가능 하겠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아서 가능했을 것이다..

화면으로 본다면 아마도 도둑질하는 범죄자로 보였을 것이다..ㅋ

쪼그리고 않아 겨우 눈만 붙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추위를 쫓고자 한잔 하는 중이다..

조니워커에 다이제 스티브.. ㅋ

 

 

 
 
 
 
 
 
 
 
 
 
 
 
 


안개 자욱한 새벽녁의 국도변 이다..

여름엔 그래도 아무곳 에서나 잠을 청할수 있지만 겨울은 너무 추워서 힘들다..

지금은 돈 줄테니 하라고 해도 못하겠지만 돌이켜보면

좋은추억 인것만은 틀림없다...

 

 

 

 
 
 
 
 
 
 
 
 

삽교의 어느마을 이다..

지친다리도 쉬일겸 목도 축일겸 어느 동네우물 앞에 배낭을 깔고 앉았다..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히는 장면만 으로도 년식이 좀된듯 보인다..

지금은 성냥 같은건 없는것 같은데..ㅋ



 
 
 
 
 
 
 
 
 
 
 
 
 
 
 
 
 
 
 
 

먼 기억 저편에 있는 세월의 흔적..

눈처럼 쌓인 그리움..

왜 이렇게도 그리움이 쌓였을까..

이렇게 우두커니 생각에 잠기면 저절로 두눈이 감기는걸..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더 이상 내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구나..젊어..ㅋ

아~

옛날이여..

86년 1월 이라고 날짜가 표시 되어있다..

87년에 결혼을 했지만 달수로는 결혼하기 거의 2년전쯤 이다..

 
 
 
 
 
 
 
 
 
 
 
 
 
 
 
 
 
 
 
 
 

기억이 희미 하지만 추위를 피해 들어온 어느 버스 터미널 같은 곳 이다..

겨우살이를 준비해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저녁이다..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

 

​                                                                     겨울사랑      - 빅노해-    

   

                                           

 
 
 
 
 
 
 
 
 

어느 마을의 시골다방안 이다..

늦은밤 배낭을 깔고 길가에 앉아 쉬고 있는데 마침 배달을 다녀오는 다방의

여종업원과  마주쳐 그녀의 호의로 다방에서 몸을 녹이고 밥과 차를 얻어 먹었다..ㅋ

나름 멋을 부린 그녀와 우리들의 세상 이야기는 밤 늦게 까지 쉴새없이 이어졌다..

한밤중 시골 길에서 우연하게 이루어진 만남에 묘한 감정이 일어났지만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거..ㅋ

담배연기..

세상 걱정은 묻어버린 파란 웃음소리..

그때 무슨말이 그렇게도 많았을까..

 

 
 
 
 
 
 
 
 
 
 
 
 
 
 
 
 
 
 

그녀를 만나기 전 거리에 앉아 있을 때이다..

칠흙 같은 어둠속에 랜턴 하나의 불빛에 의존한 체 끝없이 걷다 걷다 지쳐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피우는 담배 한 개비의 맛은 정말 꿀맛 이었다..

생각해 보면 걷는건 잘하는것 같다..

군대에서 밥먹듯이 하는 100Km 행군도 거뜬히 해냈으니 말이다..ㅋ

저 앞에서 찻잔을 든 그녀가 총총히 걸어오고 있었다..

 

 

'블로그 에세이 > 추억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만들기..  (12) 2024.09.11
꽃지의 낙조..  (2) 2024.08.08
이젠 꽃처럼..  (6) 2024.07.24
7월의 어느 좋은날에..  (2) 2024.07.16
서울의 성곽..  (0)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