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4. 01:16ㆍ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저녁마다 노을이 곱다..
이렇게 좋은날..
좋은바람 하나안고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름타고 거침없이 하늘을 나는 마음여행이야 불가능 할것이 없을테니
노을에 마음을싣고 마음 가자는대로 가보자..
늘 가보고 싶었던곳을 가보고..
그리운 사람도 오래토록 그리워 해보고..
낯선 풍경도 그림 그려보고..
그렇게 흘러흘러 가다가 어디쯤에선가 조각구름 한줄기 붉은 노을빛에 타
재가되어 흩허져 버릴때 까지 가보자..
주말오후..
그저 집안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며 TV이나 보고 시간을 죽이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문득 안산 자락길이 생각났다..
높지 않지만 봉수대나 전망대 같은 가파른 산길 보다는 굴곡이 없는 평탄한 길을 걷는게 더나을것 같았다..
산길은 단시간에 운동량을 끌어올릴수는 있겠지만 꾸준하게 해야하는 유산소 운동에는
평지를 빠른걸음으로 걷는게 더욱 효과적 이기도 하고 운동할때면 언제나 이어폰을 꼽고 듣는
김기덕의 음악에세이를 더욱 집중해서 들을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ㅋ
서울의 트레킹 코스중에서도 으뜸으로 불리는 안산자락길은 총 6.4Km이르는 둘레길 이다..
한바퀴를 돈다면 아마도 3시간 이상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여러지역에서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어서 중간중간에 진출입로가 많다..
나무숲이 우거져 뜨거운 뙤약볕을 잘 막아준다..
가끔 비포장길이 나오기도 하지만 주로 데크로 만들어진 길을 걷게 되어있으며
왠지 숲 한가운데서 허공을 가로지르는 스카이워크를 걷는 느낌을 준다..
독립문 서대문 형무소길 에서 들어와 옛기억을 더듬으며 홍제동 폭포마당 으로 내려왔다..
사방천지에 꽃들이 널려있다..
따스한 햇살아래서 보송보송 해진 초록잎들은 바람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걸까..
사람이나 꽃들이나 작은새와 풀벌래 까지 자연에서 함께사는 존제들은 모두 하늘과 땅의
섭리를 거스를수가 없다..
생명이 저마다 아름답게 노래부르고 제빛깔로 제꽃을 피우는 세상이 되면 하늘과 땅이
나누는 이야기도 절로 아름답고 따뜻해 질것이다..
꽃은 늘 아름답고 보는 마음은 언제나 맑아지고 밝아왔다..
여러날 뜨거운 날씨에 비도 없어서 그런지 들꽃들이 목이 마른듯 보였다..
그러나 더위가 없었다면 이렇게 밝고 환한 꽃빛은 아마 없었을는지도 모른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깔로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어느것 하나 제향기..제빛깔을
잃지 않는걸 보고 마음속으로 배우며 되새기는 공부가 되기도 한다..
사람이 사람의 면모를 지키고 사는게 이렇듯 어려운 세상이라 그런걸까..
나무그늘아래 작은 벤취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풀과 이름모를 꽃들을
그저 멍때리며 보고 있을때 문득 길바닥에 떨어져 있던 무언가에 눈길이 갔다..
아.. 꽃반지다..
누가 흘리고 간걸까..
가만히 주워보니 예쁘게 만들었다..
몰랐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토끼풀이 지천이었다..
한줄기를 꺽어 똑같이 꽃반지를 만들었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아쉽다..
줄사람이 없다..
조금 전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그 꽃 반지도 어쩌면 건네줄 이 없어 바닥에 버려진건 아닐까..
씁쓸한 입맛을 다사며 그냥 벤취 위에 올려놓고 일어섰다..
지나가는 어린소녀라도 있었다면 손에 쥐어 줬을텐데..^^
걸으멍..쉬멍..놀멍..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곧 해도 질것같다..
풀숲에 조형물이 있어 사진을 찍으려는데 갑자기 꿩인듯한 커다란 새가 푸드덕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는 통에 깜짝 놀랬다..
하지만 새가 꽃잎을 건드렸는지 온통 하얀 꽃잎들이 나부끼며 황혼빛에 너울너울 춤을추기 시작했다..
"아.. 이 아름다운것들.."
잠시동안 이지만 감성에 빠져야 했다..ㅋ
그리고는 곧 이렇게 나뭇잎 떨어지는 작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감성에 물들게 되는
나자신에게 "아직도.."하는 의문을 낳게했다..
나는 다시 사는 목숨이다..
처음엔 그저 운이 좋아서 다시 살아난것 이라고 생각했다..
위기를 넘기고 날때마다 처음 삶을 사는것처럼 감격하며 다짐을 새로이 하지만
얼마지나면 다시 무한히 살것처럼 몰염치 해졌다..
그러나 몇번의 계속된 위기를 넘기며 그때마다 기적처럼 살아남게 되면서
혹시 나를 살려준것에 대해서 어떤 이유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존재..
존재는 어느만큼 운명적인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