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4. 00:51ㆍ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시월..
가을냄새가 좋다..
앞서가는 여인의 목에두른 하얀스카프가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듯 함부러 날린다..
가을이 깊어간다는건 겨울이 머지 않았다는 말일게다..
겨울이 오기전 이면..
아니 가을이 여물어 갈때쯤 이면 늘 가슴 허한 가을앓이를 했었는데 올해는
별로..왜 인지 아직까지 별 설램(?)이 없다..
오히려 다가올 혹한의 겨울을 어찌지낼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운전을하며 바람에 나부끼는 거리의 낙엽만 보아도 상처 받는 가슴이 내려앉았는데 암만봐도
몹쓸놈의 갱년기..혹은 일태기 같은것에 몽땅 말아먹은 모양이다..ㅋ
바램도 기대치도 예전만 하지 못하기 때문인 걸까..
청초한 가을햇살을 그대로 묵혀두기 아까워 애꾸잠자리는 오늘도 길을 나선다..
진중습지로 불리는 물의 정원..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변에 위치해 있지만 우린 이곳을 흔히 양평 이라고 부른다..
자연과 소통하며 마음을 정화시키는 특별한 공간이다..
공원 입구의 휴식공간인 물 마음길 부터 시작하여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 하면서 강변 산책길을
걷다보면 연인들의 공간인 물향기길 까지 이어진다..
5월말부터 6월초순에는 붉은 빛으로 마치 양탄자를 깔아놓은듯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 양귀비를 볼수있으며 9월부터 10월초 까지는 황화 코스모스를 볼수있다..
물의 정원은 도보로 10분이 채 안걸리는 경의 중앙선 운길산 역이 인근에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도 좋다..
또한 운길산역 옆으로 옛철길을 이용하여 만들어놓은 자전거길과 도보산책길이 있어 두물머리가 있는
양수리쪽 으로의 산책도 가능하다..
자전거 길이 잘 되어있으니 다음엔 자전거를 타고 와 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황화 코스모스가 만발했다..
가을 들판에 붉은 물결이 넘실댄다..
모진 여름을 이겨낸 가을이 새삼 싱그럽게 가슴에 와닿는다..
가끔 이 주위를 지나칠때 마다 자동차 들이 엄청 많이 세워져 있어 궁금 하긴 했지만 오늘 처럼
이렇게 안으로 들어와 보는건 처음이다..
도로가 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 안쪽에 이런 아름다운 공간이 만들어져 있으리라곤
사실 짐작하지 못했다..
가을은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
떨어지는 한 잎 낙엽도 아름답다..
맑고 높은 푸른 하늘이 아름답고 뭉게 구름 뜬 하늘이 아름답다..
가을꽃..
억새와 갈대..
그 들 무리가 보다 더 큰 무리를 지어서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러나..
가을 들녁에 무리져 핀 가을 코스모스는 더 더욱 아름다웠다..
서러울세라..
가끔 한 두송이씩 섞여있는 코스모스..
붉은 코스모스에 왕따 당하는건 아닐지..
늘어선 수양 버들이 강 바람 타고 벌이는 행위는 수면 위에 신비경을 일구고 있다..
푸른 강물을 가르는 산책은 한량(?) 짓의 멋과 맛에 취해 모처럼의 나를 발견케 된다..
아..
물 의 정원 에서의 몰입경..
밴치에 앉아 강물에 나를 띄워라..
그리고 눈을 지긋이 감고 나를 찾아보라..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사람과 여유롭게 걸어 보고픈 마음이 들게한다..
어디선가 새 소리도 들렸는데 새는 찾을수가 없었다..
붉은 꽃과 녹색 초지..
파란 하늘의 어울림이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듯하다..
그리움 처럼 가을숲이 깊어간다..
한발만 내딛어도 발자국 마다 색색이 물감에 젖는길..
여인의 입술 처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을것 같다..
양평의 가을 정취에 빠져든다..
유람선 인지 배가 지나가자 파도와 함께 강바람이 코끝에 밀려왔다..
콧 노래를 흥얼 거리며 두시간 여를 걷다보니 북한강과 철교 저 너머 강위에 둥둥 떠있는듯 두물머리가
묵화 처럼 펼쳐져 보인다..
물 안개가 자욱했던 두물머리..
그 도 두물머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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