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28. 00:55ㆍ블로그 에세이/낙 서
79년~81년 사이 군대 가기전에 음악다방 DJ로 활동 할때의 모습이다..
내 전타임을 진행했던 동료다..
이윤직 이란 이름으로 기억된다..
나보다 나이가 몇살 위인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제 이이도 꽤나 늙었겠다..ㅋㅋ
한번쯤 보고 싶은 얼굴이다..
그 옛날..
70~80년대에 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던 젊은 청춘들의 문화공간 이며 해방구 였던 음악다방..
친구를 만나기 위해 혹은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조금은 설래는마음으로 다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개처럼 뽀얀 담배연기가 눈앞을 가리고 100W 짜리 독일제 알택 스피커에서는
레드체플린이 미친듯이 전자기타를 긁어대고 있었다..
이른바 레지 라고 하던 종업원 아가씨 들이 신청곡을 적은 메모지를 배달하기도 하지만
손님들이 직접 메모지를 창구에 넣어준다..
그럴때는 담배 한개피가 같이들어오기도 하며 커피나 음료따위도 작은 창구로 들어온다..ㅎ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점은 그많은 손님들가운데서도 담배나 커피등 물량공세(?)를 하는 이를
귀신같이 알아낸다는 것이다..ㅋ
그들은 대부분 음악실 창앞에 자리잡고 앉는다..
그리고는 그 타임이 다할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ㅎㅎ
1979년 에서 81년 사이 군대 가지 전까지 약 3년정도 DJ로 일했던 홍은동
유진상가의 별 다방이다..
매일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이른바 손님들이 가장많이 찾아오는 시간인 골든타임 이다..
request music 을 중심으로 팝의 역사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정석멘트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이름은 오후의 뮤직데이트..
시그널 뮤직은 Frank Mills 의 Spanish Coffee 였다..
맨위에 유투브로 올려놓은 음악이다..^^
예명은 김영민..
지금은 모두 CD 지만 예전엔 전부 LP판 이었다..
뒤로 보이는 자켓의 표면이 닳고 닳아 너덜너덜 하다..
가장 많이 들으며 가장 많이 팔리는 디스크를 바로 뒷편에 진열한다..
지금은 음악다방의 존제의미 부터 유명무실해 졌지만 이때의 음악다방 DJ 들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 이었다..
일이 끝나면 뒷문으로 도망치듯 빠져 나와야 했으니 말이다..ㅋ
내가 DJ를 할 당시의 음악다방들을 떠올린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종로에는 엘파소다방(이곳에서도 DJ를 했었다)을 비롯해
청궁. 무아.국일.돌체다방등이 있었다..
을지로의 쉘부르다방.가로등다방이 음악다방으로 유명했으며 명동의 카네기.챰피온 다방은
고등학교를 졸업 하기도 전에 친구와 처음으로 가본 다방이었다..ㅋㅋ
신촌의 우산속.비목.독수리다방.파리다방.복지다방..
시청앞의 서원다방(우리들의 아지트 였음..ㅋ). 파랑새다방. 그리고
서소문의 싱얼롱 이라는 음료권을 사서 들어가 모두 함께 노래부르는 곳도 있었다..
성균관대학교 앞의 황제다방은 그때 내가슴속에 살짝 담았던
여자가 (김X영=당시 고려대 학생)가 DJ로 근무한곳 이다..
그래서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기도 하다..ㅋㅋ
동대문의 동문다방.꽃다방(이곳에서도 일을 했었다). 동대문다방(지울수 없는 기억이 있는..)등이
청춘들이 즐겨찾던 음악다방들이었으며 그외에도 나열하지 못한 수많은 음악다방들이
청춘들을 불러 모았다..
이때의 커피값이 아마도 200원정도 했을것으로 기억되는데 가난한 청춘들에게
차와음악 그리고 데이트를 즐기기엔 더없이 훌륭한 문화적 공간 이었다..
젊은 청춘들이 모이는 곳이라서 그런지 다방 한쪽면에 설치된 뮤직박스에 앉아
긴머리를 쓸어넘기며 중저음의 목소리로 신청곡을 소개하며 리듬에 맞춰
보일듯 말듯 몸을 흔들어 대던 DJ의 모습은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일수 밖에 없었다..
개그멘트를 하는 DJ들은 말그대로 손님들을 웃기는일에 더욱 치중 하겠지만
정석멘트를 하는 DJ는 단순히 음악을 전해주는 배달부가 아니라 여러장르에 걸쳐
음악과 노래를 부른 아티스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손님들에 정보를
제공해 주는 멘트를 해야 하기때문에 늘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을수 없다..
젊은이 들의 관심은 온통 휴대폰과 컴퓨터 집중되어 있고 TV 에서 보여지는
음악 프로그램에선 그저 뜻도 없는 영어가 섞인 이른바 K-Pap에 열광하고 있다..
지금의 라듸오 역시 과거에 비해 팝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없는것 같다..
새벽 시간엔 어떤지 잘모르겠지만 그나마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팝음악
전문 프로그램으로 거의 유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종환의 밤의디스크쇼.. 박원웅과 함께..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 김세원의 밤의 플렛홈..
황인용의 밤을 잊은그대 에게..차인태의 별이 빛나는밤에..
김기덕의 두시의 데이트 등등..
주옥 같은 팝송들이 흘러나오던 이 프로그램은 지금도 방송을 하고 있는 프로도 있지만
예전의 그 팝음악 전문 프로그램 으로서의 포멧을 잃어 버린지 오래이다..
그지없이 빛나던 영욕의 세월은 이제 빛이 바랬지만 가슴 따뜻하던 그때 그시절 그음악이
한없이 그리워 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