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에세이(129)
-
집 으로 가는 길..
주차장 주위로 꽃이 폈다..아직은 꼿꼿하다..참깨 꽃이 피었다..달맞이 꽃이 피었다..고구마 넝쿨이 무성하다..길가에 잡풀들이 깨끗하게 베어졌다..베어진 마른풀 냄새가 어릴적 아빠 산소에서 맡았던 풀냄새와 똑같다.. 무섬마을..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위치한 무섬 마을은 조선 중기인 17세기에 박수와 김대가자리를 잡아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으로 시작되었다..소백산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마을을 휘감아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 혹은물섬 이라고 불리던 것이 오늘 날에는 무섬마을이 되었다..외나무 다리를 건너가야 닿을 수 있는 무섬 마을은 독특한 지형과 고즈넉한 광경을간직하고 있는 시골마을 이다..지금은 다리가 생겨 쉽게 건널수 있지만 과거에는 세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 이..
2024.10.18 -
두려움..
오랫만에 책상에 앉았다..거의 한달 가까이 접근하지 않았던 책상엔 노트북과 그옆에몇권 꽃혀있지 않은 책들..펜꽂이..그리고 건강식품으로 먹던 몇개의 약통들이 먼 여행길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듯뽀얀 먼지를 그대로 맞고 있었다..물티슈로 먼지를 닦아냈다..문득..목숨줄이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다시는 볼수 없었을지도 모를 모습들 이었다..어쩌면 다시는 이자리에 앉아 있지 못할지도 모를 일 이었다..또다시 가느다란 생명줄을 겨우 움켜쥐고 간신히 돌아왔다..남은 삶이 얼마나 될지 두려워 진다..바로 핸들만 꺽으면 되는 삶과 죽음의 차이가 단 한걸음 이라는게 놀랄만큼사실적 이지만 그렇게 몇번이나 고비를 넘긴 내게도 아직까지죽음앞 에서는 초연해 지질 않는다..겨우겨우 살아가야 하는 불안정한 이 삶의 후..
2024.10.16 -
직녀에게.. -문병란-
직녀에게 -문병란- 이별이 너무 길다슬픔이 너무 길다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단 하난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면돗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을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이별이 너무 길다슬픔이 너무 길다사방이 막혀 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그대 손짓하는 연인아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우리는 다시 ..
2024.10.15 -
반갑다.. 양평..
시월..가을냄새가 좋다..앞서가는 여인의 목에두른 하얀스카프가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듯 함부러 날린다..가을이 깊어간다는건 겨울이 머지 않았다는 말일게다..겨울이 오기전 이면..아니 가을이 여물어 갈때쯤 이면 늘 가슴 허한 가을앓이를 했었는데 올해는별로..왜 인지 아직까지 별 설램(?)이 없다..오히려 다가올 혹한의 겨울을 어찌지낼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운전을하며 바람에 나부끼는 거리의 낙엽만 보아도 상처 받는 가슴이 내려앉았는데 암만봐도몹쓸놈의 갱년기..혹은 일태기 같은것에 몽땅 말아먹은 모양이다..ㅋ바램도 기대치도 예전만 하지 못하기 때문인 걸까..청초한 가을햇살을 그대로 묵혀두기 아까워 애꾸잠자리는 오늘도 길을 나선다.. 진중습지로 불리는 물의 정원..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변에 ..
2024.10.14 -
가을 운동회
안양의 어떤 초등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학교 안에서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궁금한 마음에 담장안을 들여다보니 마침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가열리고 있는 듯 했다아..가을 운동회..무엇에 묻혀 사는지..현실에 두발을 담고 있는 탓에 가을 운동회라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문득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멈추고 이끌리듯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파란 잔디가 깔린 운동장 에서는 메스게임을 하는지 어린 아이들은작은 손에 각각 부채를 들고 또는 곤봉을 들고 열심히 음악에 맞춰율동을 하고 있었다한쪽 스텐드 에는 학부모 인듯한 사람들이 웅성대며 응원을 하고 있었지만눈으로 보기에도 몇 안되는 적은 인원 이었다경제 생활을 하는 맛 벌이 부부들이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아이들 학교 운동회가 예전 같은 축제로서의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탓도 있었을..
2024.10.12 -
시월의 간이역..
그렇게..눈이 시리도록 파란하늘..인적이 끊긴 폐역에도 그림이 되어한참을 머물러 서성이게 했던어느 가을날..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