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9. 00:46ㆍ블로그 에세이/추억만들기
파란물감을 풀어 놓은듯 온통 푸르러야할 가을하늘과 바다가 짙은 잿빛 비안개속에 가득 묻혀있다..
이미 전날 저녁무렵 부터 비는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여행길을 가다가 만났던 우연한 아름다움과 그 낮선 느낌들..
눈으로 본것들..
가슴으로 느낀것들이 소요하는 가슴속에서 정제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내일이면 처음으로 혼자서 떠난 이가을여행을 마쳐야 한다..
여행의 마지막에는 자기자신을 만나게 된다고 했던가..
무엇인지 모를 나를..
심란해진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는듯 이 가을비는 그칠 생각이 없나보다..
왠지 모르게 삶이 조금은 무기력해 진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힘들어 지고 상처가 남을지라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체 지나버린 시간을 두고
후회 하는 날들이 잦아 졌다..
마음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건너는데 느닷없이 빠~앙 하는 경적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돌아보니 자동차가 바로 옆에 까지 와 있었다..
너무놀라 콩닥 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고자 비에 젖은 벤취에 그대로 앉아
잠시 마음을 가라 앉힌다..
지난밤 숙소에서 인터넷검색을 통해 알게된 진해 행암동 바닷가 철길..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는 간데없고 기차마저 끊겨버린
녹슨 철길만이 외로이 가을비에 젖어가고 있었다..
내세울것 없는 부끄럽고 초라한 삶 이었기에 굴곡지고 후미진 골목마다
눈물과 한숨이 서려있었다..
하지만 절박한 나에겐..
혹은 그들에겐 헛된건 하나도 없었으리라..
.
.
카푸치노의 하얀거품 같은 저 비안개는 어디서 보았을까..
자유..
결코 묶이고 싶지 않은것..
하지만 자유로움에 너무나 익숙한 이들은 오히려 더 힘들어 한다고 한다..
속박은 자유에 모순 인걸까..
아니다..
도리질을 해본다..
지금까지 이렇게 부데끼고.. 움츠리고 ..
갈망하고..주저하고..도망하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세삼 속박이라니 당치않은 말이다..
오히려 큰 은혜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것을 원하는
투정 일지도 모른다..
혼자 나선 길에 너무나도 정반대의 장소에 서있는 내가 갑자기 믿기지 않아
문득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여기는 어디일까..
진해.. 진해 라니..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고..
소소한 일에 얽메어 그것에 연연하다보니 삶에도 여유가 없었나 보다..
이젠 소소한 일에서 초연해지는 연습을 하려하는데..
세상에서 내마음이 가장 무거운것 같다..
도무지..
비워지질 않는다..
모든것이 변해 간다..
그럼에도 우리 생의 순간들이 쌓여서 자꾸만 소설이 되고 있다..
내것이길 바라면서..
기다리고 싸우고 아파도 웃었는데
더아프게하니 이젠 잊어버리고 살아도 될까보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난..
가끔 소외감을 느낀다..
아주 지독한 소외감을..
하지만 힘든 그때를 지나고 나면 그뒤에는 맑은 거울이 보인다..
과거의 나와 현제의 내가 보인다..
결국 사람은 혼자인데..
세상은 아무일 없다는듯 잘돌아가고 있다는것..
그 평범한 사실을 평생을 거쳐 여기저기 부딪치가며 확인하게 된것이다..
정말 참으로 못생긴 인생 이다..ㅋ
이른새벽..
아무도 없는 성당에라도 가서 무릎 꿇고 얼굴을 묻은체 기도라도 해야 할까보다..
.
.
"더이상 나빠지지 않게만 해주십시요..
그거면 만족 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 하고 있잖아요.."
'블로그 에세이 > 추억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김 광 석.. (6) | 2024.12.11 |
---|---|
오일장 풍경.. (2) | 2024.11.23 |
백제의 영욕 (2) | 2024.11.19 |
도서관 가는길.. (10) | 2024.11.14 |
안..녕.. 참.. 오랜만이다.. (22) | 2024.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