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카네이션..

2024. 5. 10. 01:12블로그 에세이/낙 서

카네이션은 특별히 상징적이며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독교에 의하면 2000천여년전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혔을때 처음 지상에 출연 했다고 한다..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목격한 성모 마리아가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자 눈물을 흘린

그자리에 카네이션이 피었났다는 것이다..

그때문에 카네이션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불멸의 사랑의 상징이 되었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무얼까..

카네이션은 꽃색깔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분홍색은 당신을 열애 한다는 뜻이며 흰색은 순애를 말하고 빨강색은 건강을 뜻한다고 한다..

하지만 노란색은 의외로 경멸을 표한다고 하니 카네이션은 그의미를 잘알고 선택 해야 하겠다..ㅋ

 

 

아침부터 식구들 단톡방이 시끄럽게 울려대고 있었다..

"어버이날을 축하합니다.."

"저녁에 집에 갈께요.."..

아이들은 손에 손에 카네이션 들고 현관을 들어섰다..

큰건 저녁 무렵에 아들과 며느리가 사왔으며

작은건 낯에 손녀딸이 미미와 할아버지 꺼라며 고사리 같은 작은손에 들고 들어왔다.. 아이고..^^

딸 은 늘 그렇지만 아들은 작년에는 따로 봉투를 준비하더니 올해는 엄마 통장으로 이미

얼마간의 현금을 입금 했다고 한다..

이런..내꺼 달라고 손벌려야 하나 보다..ㅋ

작년에도 그랬으니 올해도..하며 이제는 은근 어버이날이 기대 되기도 한다..

울 엄마도 그랬을까..

오월의 하늘은 눈이 부실만큼 푸르렇고 들장미 향기는 꽃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쳐 지났다..

어버이날 이라구..?

그때는 아버지날이 없었으니 당연 아버지는 카네이션을 받아본적이 없으셨다..

왜 아버지날은 없느냐는 밴댕이 속같은 우리 아버지들의 날선 주장을 정부에서 받아들여

어머니날이 어버이날로 개정 되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도 아버지들은

카네이션은 커녕 아이들의 관심 조차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ㅋ

커갈수록 어쩐지 엄마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것이 쑥쓰러워져 꽃바구니 정도로 대신했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꽃바구니 필요없다..

돈아깝다 하시며 이런거 사지말라고 했다..

엄마는 봉투를 기대하기는 커녕 자식들이 꽃한송이 사는 돈도 아까워 하셨다..

까달스런 성격과 명확한 논리와 명분은 내겐 무엇이든 간섭인듯 했고 지배 였으며

구속 이었기에 나는 틈만 나면 벗어나려 애썼다..

생채기가 난듯 언제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있는 그런 어머니는 어느사이 백발의 호호

할머니가 되어 대나무 가지에 푸른잎이 피어나기 시작할 즈음 무심한 봄바람에

동백꽃이 지듯 이승의 마지막 손을 흔드셨다..

연중 유일하게 애모하는 날인데 다시는 그럴일도 카네이션을 달아 드릴일도 없어졌다..

이젠 오히려 내 아이들에게 받는것에 더 익숙해진 날이 되어 버렸다..

카네이션을 달아줄 부모가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슴에 하얀 카네이션을 단다고 했는데

나도 그럴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어머니의 기일이 다가온다..

가톨릭 집안(난 냉담을 하고 있지만..) 이라 별도의 제사를 지내지는 않지만 그래도

형식상 으로 과일 몇가지 올려놓고 연도를 드린다..

매년 아버지 기일때면 어머니가 드리는 연도를 곁에 앉아 같이 했지만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지금은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하는지 전혀 알수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연도 마저도 드릴수가 없다..

그저 어머니를 모신 추모관에 가서 고개숙여 묵념으로 당신을 추모하는 것만이

뒤에 남은 자식들이 할수 있는일이다..

풀먹여 꼭꼭밟아 리듬을 타며 두드리던 다듬이 방망이 소리가 들리는듯

하늬바람 불어오는 빨랫줄에 삶아서 빨아 널은 이불호충 펄럭이던 어린시절

그때의 풍경이 그리워 진다..

상고머리를 단정하게 빗질하고 당신의 가슴을 입히듯 푸른색 남방에 먼지 하나 묻지않은

하얀 운동화를 신겨 학교길을 배웅하던 어머니..

마루에서 이불호청을 꿰메던 모습과 오래된 텔레비젼속 노래소리..

흐드러 지는듯 구성진 가락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 하다..

잃고나서야 그리워 하는마음..

사랑 받았음으로 사무치게 그리워 지며 볼수도 만질수도 없지만 영혼으로 가슴속에

맺혀 들어와 동백꽃 향기로 살고픈 자식의 모습을 지키고 계셨음을 비로서 알게됐다..

"그곳..평안 하신가요..

이렇게 못난 자식의 기도소리가 들리시나요.."

어디선가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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