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에세이/낙 서(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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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상시..
꽃을 좋아 하셨다..옥상 한켠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정성으로 물을 뿌리며꽃을 가꾸길 좋아하셨다..이윽고는 국화꽃으로 가마를 만들어 타고 가시려나보다.. 생각해 보면 어머니께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말고는 꽃한송이 선물 한적이 없는것같다..작은일인데..아주 작은 배려 인데..아들에게 꽃을 선물받고 활짝웃으시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율리안나 님...하늘에서 그레고리오님 을 만나셨나요...그토록 오랜 인고의 세월을 그레고리오님 앞에서 통곡 하셨나요...당신의 그레고리오님 곁에서 평안히 영면 하세요.. 가시는길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라고 국화꽃이 넘칩니다..그래도 당신을 추억하고 기리는 분들이 적지않아 다행입니다..하지만 당신이 가시기에 이봄날의 햇볕이 너무 청조합니다..너무도 허망해서 다시 일어나..
2024.04.04 -
열아홉 청춘..
(1979. 11. 강릉 오죽헌 )기차는 무작정 달리기만 했다..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과 어딘가 에서 돌아가는 사람들은 기차의 흔들림도잊은체 그저 고단한 잠에 빠져있었다..지금 우리는 강릉으로 가고있다..벌써부터 바다와 하얗게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가 보이는듯 했다..수원에서 살고있다는 그녀들을 만난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었다..하얀 꽃잎 들이 나폴나폴 눈처럼 날리던 어느 5월의 봄날..친구와 함께 대구엘 다녀 오는 밤기차 안에서 우연히 그녀들을 만났다..그녀들은 객실 중간쯤에 앉아 있었으며 무엇이 그리도 재미 있는지 연신 깔깔대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순수하고 맑아 보이는 그녀들에게 호기심이 작동했고 어느순간에 우린 그녀들의 일행이 되어 있었다..그녀들은 그때 4명 이었는데 졸업여행 으로 처음 ..
2024.03.29 -
어서 돌아오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고양이 한마리가 집에 나타나기 시작했다..지난여름..저녁무렵에 손님들이 바베큐를 시작할때쯤이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정원에 마련된 손님들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여기저기서 주는 먹이를 취식하고 있었다..처음에는 몇번 오다 말겠지..하고 생각 했었는데 이제는 사람들 소리만 나면저만치서 바람처럼 뛰쳐나온다그러더니 이젠 아예 아침부터 문앞에 웅크리고 앉아 우리가 나올때를 기다리고 있다..처음볼때 녀석은 누군가 사람의손에 의해 길들여진듯 온순하지만목에는 목걸이가 아닌 그냥 전기줄로 꽁꽁 감겨 있었다..왠지 보기가 안쓰럽고 딱해보였는데 마침 목줄을 끊어주니 녀석은 마치굴레에서 벗어나기라도 한듯 마당을 구르며 좋아한다..가만히 들여다보니 밉지않게 생긴 모습이다..고양이는 요망하며 영물이라 했는데..문..
2024.03.08 -
엄마의 빨간 재봉틀..
미싱이 도착 했다..유튜브에서 어떤 젊은아빠가 아이들 옷을 만들어 주는걸 우연히 보고는 막연하게나도 해볼까.. 하는 마음에 그날로 온라인 주문을 하고 무작정 사놓고 보니 미싱을할줄 아는것도 아닌데 내가 무엇에 홀려서 왜 이걸 샀는지 어이가 없어졌다..ㅋ박스를 뜯어내고 미싱을 꺼내보자 어찌해야 할지 멘붕이 오기전에 문득추억이 먼저 왔다..기억조차 까마득한 아주 어렸던 그때..엄마의 빨간 재봉틀이 떠올랐다..학교를 파하고 뜀뛰기로 집에 도착해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루에서 재봉틀을 돌리던엄마의 모습이 보였다..가방을 던져놓고 엄마곁으로 다가가면 엄마의 머리위에 앉은 하얀 실밥이 눈에 띄였다.."이것 마져 하고 밥먹자.." 하던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고 가만히 엄마곁에 누우면왠지 자장가 같았던 재봉틀 소리에 나..
2024.02.06 -
새날마중..
또 다시 한 해의 끝자락에 서있다.. 매년 희망을 담은 한 해를 소망 하지만 역시나 올 한 해도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다..^- 굳이 돌이켜보지 않아도 힘들고 괴로웠던 일들이 더 많았다.. 헤어나지 못할것 같았던 아픈기억들.. 결실로 맺어져 흐믓함 으로 채워졌던 기억들.. 어떤 일들은 바람에 날려 잊혀지기도 했고 또 어떤 일들은 상처가 되어 아직도 아픈기억 으로 남아 있어 괴롭기 까지 하다.. 귀한 보석 같은 만남도 있었고 내마음 처럼 다갚지 못하는 빚을 진 고마운 이들도 떠오른다.. 병원을 다녀 오면서 버스 창가에 앉아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여전히 맑고 투명했다.. 그 따뜻한 하늘엔 멀리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이 뚜렸하게 보였다.. 어디로 가는 비행기 였을까.. 청명한 하늘 만큼 한해를..
2024.01.29 -
향록회 하계봉사활동..
79년 농촌 봉사활동 야외학습 시간이다..아니 노래자랑 시간이라고 해야 맞는 말인것같다..유지완,백동진이 기타반주를 하고..노래하는 아이는 내기억에 김영숙이라는5학년 학생이다..^검정고무신이 무척 인상적이다..종길이란 아이도 내옆에 앉아있다..아이들의 이름을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하는걸 보면 아직 내기억력력도 그리 나쁘진 않은것같다..ㅋ.. 글씨가 잘보이지는 않지만.. 희미하게 보이는걸로 봐서는..동물농장 인듯 하다.."귀여운 꼬마가 닭장에가서 암닭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지금은 모두 엄마,아빠가 되었을 아이들..아이들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아침 일찍 깨어 언덕너머에 있다는 무지개를잡으러 떠났다..너무멀어 잡을수없단 생각보단 어둠이 내려문득 무섭다는 생각에 ..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