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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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운동회
안양의 어떤 초등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학교 안에서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궁금한 마음에 담장안을 들여다보니 마침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가열리고 있는 듯 했다아..가을 운동회..무엇에 묻혀 사는지..현실에 두발을 담고 있는 탓에 가을 운동회라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문득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멈추고 이끌리듯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파란 잔디가 깔린 운동장 에서는 메스게임을 하는지 어린 아이들은작은 손에 각각 부채를 들고 또는 곤봉을 들고 열심히 음악에 맞춰율동을 하고 있었다한쪽 스텐드 에는 학부모 인듯한 사람들이 웅성대며 응원을 하고 있었지만눈으로 보기에도 몇 안되는 적은 인원 이었다경제 생활을 하는 맛 벌이 부부들이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아이들 학교 운동회가 예전 같은 축제로서의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탓도 있었을..
2024.10.12 -
행복한 상상
모처럼 깊은 잠을 잤다..아내가 커튼을 걷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깨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이렇게 곤한 잠이 들다니 ..근래에 없던 일이다..그러고 보니 어젯밤엔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입큰 개구리들도 없어진듯 했다..상쾌했다..수면부족으로 아침엔 늘 잠깐동안 이지만 아찔한 현기증을 느껴야 했던머릿속도 한결 가벼워진것 같다..오늘은 맛있는걸 먹어야겠다고 생각 하고 아침잠의 여운을 느끼며 기지개를 펴는데 밖에선 벌써부터 아이들의 짖까불며 뛰노는 소리가 들려온다..창을열고 놀이터를 내려다보니 꼬맹이 너댓이 놀이에 정신없이 빠져있다...목청껏 소리를 지르고..저렇게 온몸을 내던지고..문득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사력을 다해 그저 놀기에만 전념할수 있었던어린시절이 참으로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이가 들수..
2024.09.27 -
잠 못드는 밤..
새벽 3시..또다시 날밤을 새우는 일이 잦아졌다..습관처럼 되어버린 불면증..잠못드는 어두운 시간들은 하루의 잠을 통째로 날려버리기를 거듭했다..불면..무엇이 문제 일까..불면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잠을 잘수 없는 것이다..밤새 무언가를 해야해서 잠을 못자는것이 아니라 잠을 자야 하는데잠을 잘수가 없는 것이다..어릴때부터 항상 늦게 잠을 자던 습관이 지금까지 지속되며 불면증 으로이어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그때는 왜 그랬는지 그냥 밤이 좋았다..총총한 별 들이 좋았고..달그림자가 좋았다..한밤에 멀리 개짖는 소리가 좋았고..눈 내리는 소리도 들릴것만 같은 적막함이 좋았다..온전히 혼자인 밤..하루의 마침이 아닌 시작 이었던 밤..모두가 잠든 밤에 홀로 깨어 있음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어쩌..
2024.09.21 -
덫..
소낙비가 지나고 나서야 나선 운동길에 물기를 가득 머금은 나뭇가지의한귀퉁이 에서 거미줄에 걸린 매미를 보았다..한여름..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했는데 제법 위엄을 갖춘 거미줄에 걸려들었나 보다..거미란 놈이 성큼성큼 다가가 발버둥 치는 매미를 물었다..매미는 꼼짝도 못하고 거미의 공격을 받을수 밖에 없는듯 보였다..매미가..오랜시간을 기다려 세상에 온 생명 인것을 거미는 아마도 모를것이다.....어딘가에 자신을 노리는 새가 눈을 반짝이고 있다는걸 거미는 알까..
2024.09.03 -
음악다방 아영씨..
늘 그녀가 가슴속에 담고 있던 곡 이다.. Claude Jerome - L'orphelin - ( 고 아 ) 그녀는 참으로 표정에 인색했다..늘 무표정한 얼굴이었으며 웃음을 짓더라도 너무나 짧은 순간..한순간의 너무나 작은 웃음 이었다..그녀는 참으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닫혀있는 얼굴은 그녀의 모습을 더욱 그늘지게 만들어서 주위의 사람들도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기를 어렵게 만들었다..그녀는 화를내거나 짜증스럽게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다만 그녀는 표정이 없는 사람처럼 한가지 표정만 가진 사람 같았다..늘 같은 표정..늘 건조한 표정..늘 작은 표정..쉽게 어떤감정에 빠지지 않는것만이 커다란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 할수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2024.08.24 -
조선인의 비애..
영화를 봤다..군함도..군함도..군함도는 징용의 아픔을 배경으로 지하 1000m의 해저탄광 에서 일제에게 고통 받고 착취 당하던조선인 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내게 어려운 숙제를 내어준듯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영화가 말하고자 했던건 무엇일까..한마디로 군함도 에서 비참했던 우리 조선인 들의 비애 아니었을까..영화의 정치적 입장이나 완성도 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붙어서 같은동포의 피를 빨아먹는흡혈귀 같은 친일파 들의 반 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을것이다..그렇다..영화는 "일본놈은 나쁜놈들" 이지만 " 조선놈은 더 나쁜놈 " 이란걸명확하고 여실하게 보여준다..일제 앞에 모든 조선인은 바르고 착하고 선하다는..
202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