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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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미친 바람이다..바람이 미쳐서 때지어 몰려다니며 울고 있다..창문이 푸드득 거리며 몸살을 앓는 소리를 낸다..시계바늘이 또다시 어느덧 새벽2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특별히 하는일도 없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날밤을 새우고 있다..오래토록 이어져온 습관..어둠이 완전히 물러날때 까지 무료하게 밤을 지키는 일에 이젠 익숙해져 있다..얼마나 많은 날들을 불면의밤 으로 뒤척여야 내얼굴에도 작은강이 흐르게 될까..사방이 고요하다..이 새벽에 조용히 들려오는 한줄기 가슴시린 음악..때론 슬픈노래도 마음을 달래주고 힘을 줄때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힘들었던 시간들..아픈 기억들..어긋난 결과들..그리고 건네지 못한 말들..어쩌면 너무나 다른 두마음 이지만 쉽게 보여줄수 없음은 그렇게나 닮아 있다..사랑이든..
2024.08.13 -
근 심..
지리한 장마가 물러갔는지 한층 시원해진 하늘에 아침햇살은 이미화창한 하루를 예고 하고 있었다..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했다..하지만 아직 든든한 장부가 되지 못한..뼈대가 휘청한 아들은 그리 미덥지 못했다..힘주어 쥐면 으스러 질것 같았던 작은 녀석이..그렇게 손 안에만 있을것 같았던 녀석이 헌헌장부가 되어 자그만치 13년을 연애한 끝에 결혼을 한단다..대학에 입학 하자마자 하라는 공부는 않하고 둘이 한눈에 꼿혀서 연애만 했나 보다..아이들의 13년 세월을 어찌 부정 할수 있을까..서로 어디쯤 간다는 것을 보일수 없음으로 인해 헤여짐이 잦은 세대라는 김남조 시인의싯귀가 무색하게도 아이들의 첫사랑은 13년을 한결같이 이어왔다..아이들의 지고한 사랑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렇..
2024.08.07 -
슬픈 자화상
7월치의 달력을 찢다가 문득 내나이를 떠올렸다..이제는 나이에 대한 느낌이 확실해 졌다..2,3월 달 까지만 하더라도 아니 5,6월달 까지만 하더라도한살 더 먹었다는 사실에 별로 실감이 나질 않았다..그러나 이제는 환갑도 훨씬 넘긴 나이 라는 사실이 명명백백 하게내마음에 자리 잡았다..장마로 시작된 더위와 함께 어느덧 육십대 라는 나이에 착잡한느낌이 오늘따라 종일 나를 따라 다닌다..왠지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다..마음에 구멍이 숭숭나서 그 시린 바람들이 마구 들어 오는것 같다..아무것도 한게 없는데..아무것도 남긴게 없는데..어떤 이들은 이나이를 놓고 절정이란 말을 하기도 한다..하기사 그런 이들도 있으리라..물질적 풍요 속에서 세상살이를 능하게 사는 이들이 보면나의 푸념은 무가치 하고 하찮아 보..
2024.08.01 -
무전여행
86년 겨울..친구와 배낭 하나 달랑 매고 충청도 일대를 무전여행 했던아주 오래된 기억 속의 이야기다..지금은 돈 한푼없이 이렇게 무작정 여행 하는 젊은이 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때 젊은날의 기억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있게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사진은 여승이 많다는 수덕사다..그런데 정작 여승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ㅋ수덕사..이곳에 대한 기억은 이때보다 더 몇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79년도쯤으로 생각되는데..향록회 회장 조은예.. 그리고 유지완 이란 친구와 셋이서 기차 타고 버스를갈아타고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 오랜 시간을 걸려 도착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초록이 우거지고 아주 깨끗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으로 지금도 기억속에 남아있다그날은 따뜻히 흐린데다가 조용히 비가 내리는 ..
2024.07.27 -
회 한
사랑..세상에서 가장 쉬운일 인줄 알았는데..사랑..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눈만 돌리면..고개만 돌리면..발만 살짝 들면..당신을 볼수 있을거라고 생각 했다..그러나 못나게도 슬픈 꿈에서 깨어난 지금..당신에 대한 향수가 사무쳐서야 뒤늦게당신을 볼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그 모든 시작과 잘못은 내게 있었다..시작도 내가했고..끝도 내가 맺었다..슬퍼진다..못나게도 또 눈물이 난다..사랑..그 허탈한 판타지..
2024.07.26 -
이젠 꽃처럼..
저녁마다 노을이 곱다..이렇게 좋은날..좋은바람 하나안고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구름타고 거침없이 하늘을 나는 마음여행이야 불가능 할것이 없을테니노을에 마음을싣고 마음 가자는대로 가보자..늘 가보고 싶었던곳을 가보고..그리운 사람도 오래토록 그리워 해보고..낯선 풍경도 그림 그려보고..그렇게 흘러흘러 가다가 어디쯤에선가 조각구름 한줄기 붉은 노을빛에 타재가되어 흩허져 버릴때 까지 가보자.. 주말오후..그저 집안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며 TV이나 보고 시간을 죽이기엔 아쉬움이 있었다..문득 안산 자락길이 생각났다..높지 않지만 봉수대나 전망대 같은 가파른 산길 보다는 굴곡이 없는 평탄한 길을 걷는게 더나을것 같았다..산길은 단시간에 운동량을 끌어올릴수는 있겠지만 꾸준하게 해야하는..
2024.07.24